“윤 주변 갈아엎을 때 됐다”
[일요시사 취재 1팀·정치팀] 오혁진·박희영 기자 = “저기 강신업 변호사, 출마 좀 자제시킬 수 없을까?”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국민의힘 관계자와 나눈 대화 녹취록 중 일부다.
대통령실서 총선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결국 강 변호사는 지난 3월,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대표 후보로 출마했지만 단박에 컷오프됐다.
강신업 변호사는 김건희 여사 팬클럽인 ‘건희사랑’ 회장으로 알려졌다.
총선 당시 김 여사가 언론에 거론되는 것을 사전에 막고자 대통령실서 미리 수를 썼다는 게 일부 정치권 관계자들의 시선이다.
사건의 전말을 마주한 강신업 변호사는 <일요시사>와 만나 “정치에 새바람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발 뒤로 물러설지언정 절대 꺾이지 않겠다는 의지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8월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V(윤석열 대통령) 얼굴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며 출마 자제를 부탁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를 접하고 어떤 기분이었나?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출마를 자제해달라고 했는데, 내가 들을 사람은 아니다.
어림도 없다는 걸 강 수석도 알았을 것이다.
그 녹취록을 듣고 다음 날 내 유튜브 계정에 영상을 하나 올렸다.
“대통령을 모시니까 고소는 하지 않겠지만 그렇게 하지 말아라”라고. 공개 경고를 한 셈이다.
-서운하진 않았나?
▲서운함은 없다.
내가 워낙 기가 세다.
나한테 직접 전화하지 않고 한 다리 건너 전화 온 것도 그 이유라고 본다.
다만 최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보면 아쉽다는 마음은 든다.
야당을 향한 발언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데 달달 외운 걸 읽는 느낌이다.
더군다나 여당 대표는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도 할 줄 알아야 한다.
근데 김 대표는 그걸 못한다.
-본업이 변호사인데 당 대표 출마 이유가 뭔가?
▲문재인정부의 적폐를 보면서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캠프에 들어가 돕게 된 것이다.
문 전 대통령도 할 말은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정권교체 적임자가 누구일까 했는데 아무리 봐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인물이 없었다.
그런 상태서 윤 후보가 국민의 지지를 받았고 이 시대에 필요로 하는 정치인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정권교체가 이뤄진 후에 내가 직접 정치판에 들어가서 개혁하는 데 힘을 보태고자 전당대회에 나갔던 것이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기득권 정치인들이 자신의 이권을 지키기 위해 나를 잘랐다.
-당시 주변 반응은 어땠나?
▲나 같은 사람이 되기를 응원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뒤에서는 호박씨를 까면서도 나를 굉장히 높이 평가하는 분이 있다.
당 대표 선거 본선에 올라갔다면 방송 등에 나가서 공약이나 정책을 알리고 그 과정서 나의 정치 지향점을 얘기하면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초반부터 컷오프시키는 바람에 기회가 없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
-어떻게 보면 대통령실이 선거에 개입한 셈이다.
현재 대통령 체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
▲정치의 목적은 생민이고, 정치의 방법은 소통이다.
임기 초반 윤 대통령이 도어스태핑할 때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국민과 언론을 대상으로 소통을 시도한 것인데 누게 막겠는가. 그랬던 대통령이 어느 사이에 확 바뀌었다.
도어스테핑을 중단하면서 언론은 물론이고 야당과의 소통이 거의 막혀버렸다.
서로 대화가 안 되니까 대통령도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경제가 나빠지거나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워지면 고스란히 대통령의 부담이 된다.
지금으로서는 아무리 어려움이 있어도 변화를 줘야 한다.
-어떤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권력이 몽땅 대통령한테 집중되는 건 막아야 한다.
권력구조를 바꾸고 개헌도 필요하다.
기득권도 손봐야 한다.
여당이고 야당이고 정치권에는 기득권이 있기 마련이다.
오랫동안 정치해온 사람들의 어떤 자기들만의 스크럼이 있다.
친윤(친 윤석열), 반윤(반 윤석열)을 불문하고 계속해서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려고 하는 이런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은 자기들끼리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면서 자기들의 정권 연장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들은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자신의 정치 생명 연장에만 연연한다.
윤핵관 끝까지 업고 가면 개혁에 한계
“총선 전후 물갈이 필요” 당당한 요구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뭘 의미하는가? ‘대통령 누가 돼도 상관없다.
대통령 탄핵을 당해도 나만 국회의원 하면 된다’는 마인드다.
결국은 다 적폐라고 보는데 이런 세력들이 한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다 보니까 정치 발전이 없다.
대대적인 물갈이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개헌이 필요하다는 뜻인가?
▲총선 이후 바로잡지 않으면 평생 못한다.
정치가 후진적인 나라는 결국은 선진국으로 가지 못했다.
정치가 후진적이라 하더라도 경제 성장이든 사회문화 발전이든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정치가 끝까지 발목을 잡으면 결국은 무너진다.
대통령 중임제, 중대선거구제로 체제를 바꿔 극단적인 당파 파벌을 지양해야 한다.
극단적인 파벌 정치, 후진적인 정치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는 결국은 성장이 멈추고 퇴보하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내가 정치판에 뛰어들고 정치에 인생을 다시 건 이유기도 하다.
-총선에 나온다는 의미인지?
▲그렇다.
사람들이 나를 국민의힘 탈당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니다.
아직 국민의힘 소속이다.
서초을을 1순위로 생각하고 있다.
물론 내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험지라도 마다하지 않겠다.
-늘 강조하는 ‘정치진퇴론’에 관해 설명해달라.
▲정치에는 나아가야 할 때 물러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대선이 끝났으면 다시 나오지 않고 잠시 물러나야 하는 것이다.
누구를 특정한 게 아니라 양당 모두 그렇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죽는 것보다 국민에게 잊히는 게 더 무서운 사람들이다.
-국회에 입성하면 어떤 부분을 개혁하고 싶은지?
▲극단적인 정치 환경을 타파해야 한다.
의회는 지금 민주당이 잡고 있고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지배하고 있다.
법안 같은 경우도 한쪽이 강경하게 반대하면 통과하기가 어렵다.
만일 어떤 법안이 민생에 필요한 것이라고 했을 때 이걸 통과시켜주는 대신 다음에는 상대방이 원하는 안건을 들어주는 것, 이게 협치다.
당략적 입장서만 생각하니까 답이 안 나오는 것이다.
국민 입장서 시급한 민생 법안부터 통과를 시키면 된다.
-여야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중인데 가능할까?
▲이념이 깔리는 법안은 뒤로 미루고 시급한 민생 정책, 누가 생각해도 국민에게 필요한 것부터 통과시키면 된다.
공부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어려운 것부터 풀다 보면 쉬운 것도 못 푼다.
-법조 쪽에서 필요한 개혁은 무엇이 있는지?
▲지금 주장하는 게 법원개혁과 검찰개혁이다.
특히 대법관 변호사 개업 금지를 중점으로 보고 있다.
1년에 대법관 출신 변호사는 한두 명밖에 안 나온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개업하면 대법원 사건을 장악한다.
큰 사건의 결과를 바꿔버리는 일을 초래한다.
그게 권순일(전 대법관) 같은 경우에 나타났다.
전관예우를 완전히 철폐하기 위해서는 판검사 시험과 변호사 시험을 분리해야 한다.
검찰도 같다.
검찰의 전관예우 같은 것들을 철폐하고 개혁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서초을 출마” 자신감 넘쳐
‘V 전용’ 쓴소리 담당 자청
-최근 대통령 개각 인사에 대해서도 비판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치는 원래 사람을 통해서 하는 거다.
천하의 인재를 두루 모은다고도 한다.
삼고초려가 왜 있겠나? 그래서 사람을 새로 뽑을 때는 많은 추천을 받고 직접 만나봐야 한다.
그런데 이번 정부는 그게 잘 안 되는 모양이다.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한테만 추천을 받아서 그렇다.
다양한 파이프 라인 통해서 사람을 만나고 신진 인사를 대거 등용하는 걸 두려워하면 안된다.
-최근 장·차관으로 개각, 지명된 인물을 보면 MB(이명박 전 대통령)맨 인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유가 뭐라고 보는가?
▲옛날에 유사한 일을 했던 사람 하면 대통령 본인이 편하다.
그게 첫 번째 이유라고 본다.
둘째는 좁은 추천 경로로 인한 인사 부족이다.
이명박계 사람이 이명박계를 추천받고, 그 사람이 또 같은 계열 사람을 추천하면서 특정한 무리가 형성된다.
인사를 정하는 원칙과 방법에 있어서 아쉬운 게 많다.
-‘쓴소리’ 담당으로도 유명하다.
지금 용산 내부에서는 이런 조언을 해줄 사람이 없나?
▲없다.
명나라 때 영락제라는 황제가 있었다.
그에게는 방효유라는 충신이 있었는데 자신에게 충언을 하자 가족을 뜻하는 구족에 친구를 포함한 십족을 멸했다.
서슬 퍼런 황제 시절에도 옳은 말을 하는 신하들은 있었다.
근데 지금은 어떤가? 옳은 말을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지금 윤 대통령이 올바른 정보를 받고 있는지 우려가 된다.
만약 내가 윤 대통령을 만난다면 시중에 들리는 이야기를 가감 없이 충언하겠다.
-지금 윤 대통령에게 필요한 인재는 누구라고 보는지?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사람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야당과 비교했을 때 소수당이다.
그러다 보니 총선 전까지 윤 대통령이 당을 꽉 쥐고 갈 수밖에 없다.
총선에 돌입하면 국회를 개혁할 수 있는, 자신이 원하는 사람 또는 신진 정치인을 대거 공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윤 대통령은 당 내부에 믿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기득권 정치 세력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분명 공천을 통해 국회를 개혁하고 그다음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다면 현재 자리 잡은 윤핵관은 어떻게 되는 건가?
▲지금으로서는 윤핵관에 기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사람들을 끝까지 업고 가면 내칠 수가 없다.
그럼 결국 개혁에 한계가 오는 것이다.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으로 유명하다.
팬클럽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처음에는 윤 대통령을 돕기 위해 시작했는데 김 여사까지 어려운 상황이었다.
과거 김 여사가 유흥주점서 일할 때 사용했던 가명이 ‘쥴리’라는 등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나는 김 여사가 무너지면 윤 대통령이 무너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김 여사의 인권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활동을 시작했다.
-김행 여가부 장관 후보와 김 여사가 친분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야기는 들었는데 두 사람 사이를 내가 알 수는 없다.
친분이 중요한 게 아니다.
설사 김 여사가 김 후보를 추천했다 하더라도 능력이 있으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난 정치판 바꿀 수 있다”
-국회 현안에 대해서도 짚어보겠다.
법조인의 시선으로 봤을 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어떻게 보나?
▲페이스북에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적은 걸 봤다.
본인이 왕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검찰 소환 소식을 듣고 단식에 들어갔기 때문에 감방에 갈 바에는 차라리 굶어 죽는 게 좋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대선 떨어지고 감옥까지 가게 생겼는데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갈 리 없다.
마지막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어쨌든 이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면서 야권을 결집하는 데 성공했다.
설사 구속된다고 하더라도 “다음에 정권이 바뀌면 다 쓸어버리겠다.
” 이런 메시지도 전달됐다고 본다.
-총선이 7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추석 이후 양당이 본격적으로 체제를 갖출 전망인데 이번 총선 어떻게 예상하는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무조건 몰패할 것이라고 말하고 다니는데 너무 극단적이다.
사실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현재로서는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은 계획에 따라 공천을 주고 정책을 개편할 힘이 있다.
잘 활용한다면 적어도 국민의힘이 패배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신업의 정치 이념에 관해 묻고 싶다.
▲강조해온 것처럼 정치개혁이 1순위다.
사실 개혁이라는 건 사람만 갖고는 안 되는 것이다.
사람은 물러나면 그만이다.
그래서 윤 대통령이 정말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바란다면 제도를 바꾸시라고 충언하고 싶다.
그리고 대통령에게 충언하는 자리에 내가 있으면 한다.
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국회를 움직여야 한다.
그 다음 총선 승리까지 끌어내면 그때는 개혁 드라이브를 걸 준비가 끝났다.
그때는 국민을 위한 정치개혁이 실현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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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가지 수사…알고도 봐줬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일가가 연루된 ‘양평 의혹’이 잠잠하다.
김건희 여사의 오빠 김모씨가 불구속 기소되면서 야권의 맹공이 예상됐으나 금방 사그라들었다.
고발 대상서 빠져 있던 걸 보면 더불어민주당도 구체적인 속사정은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검찰의 수사 과정서 불법행위가 드러났다.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에 관해서도 제대로 들여다봤을까?
<일요시사>가 입수한 공소장을 보면 석연치 않은 대목이 상당하다.
김건희 여사의 오빠인 김모씨의 공소장을 보면 그가 행한 불법행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문서를 위조해 이득을 취했고 당국이던 지방자치단체는 사실상 그의 행태를 눈감아줬다.
2년 가까이 진행된 수사치고는 김씨의 범죄는 ‘대단’하지 않았다.
기소 내용과 혐의 적용 모두 사실상 축소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기소 축소 의혹
경기 양평군 양평읍 공흥리 일대 2만2411㎡(6779평) 규모의 공흥지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국민임대주택 조성을 계획했던 곳이다.
2011년 7월, 양평군 반대로 사업이 좌초되면서 민영 개발로 전환됐다.
같은 해 8월 윤석열 대통령 처가가 소유한 부동산개발회사 ESI&D는 350가구 규모의 민간사업을 제안했다.
양평군은 2012년 11월 도시개발구역 사업을 최종 승인했다.
ESI&D는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와 그 자녀들이 지분을 100% 소유한 가족회사다.
이 사업의 실시계획인가 기간 만료일은 2014년 11월이었다.
사업이 점점 미뤄지다가 준공 예정일을 한 달 앞둔 2016년 6월, 양평군은 갑자기 사업기간 변경을 고시한다.
기간 내 사업을 완료하지 못한 사업자에게 공사 중지나 인허가 취소 같은 행정조처가 아닌 특혜를 준 셈이다.
1년 반 넘게 사업기간을 연장해준 건 전문가들도 이례적 케이스라고 분석한다.
특히 ESI&D는 사업기간 연장을 신청한 적도 없다.
양평군이 임의로 사업기간을 2016년 7월로 연장한 뒤 승인을 고시한 것이다.
당시 인허가권자였던 양평군수는 지난해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의 경선캠프에 참여했던 김선교 전 의원(국민의힘·경기 여주양평)이었다.
윤 대통령은 2013년 4월~2014년 1월 여주·양평·이천을 관할하던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이었다.
둘 사이의 인연이 양평 특혜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최씨 일가가 공흥지구 일대 임야를 취득하는 과정서 농지법을 위반한 정황도 드러난다.
최씨는 ESI&D 명의로 2006년 12월, 공흥리 일대 임야 1만6550㎡(5006평)와 자기 명의로 공흥리 259번지 등 일대 농지 다섯 필지(2965㎡)를 사들였다.
또 LH가 사업을 포기한 이후인 2011년 9월과 11월에도 인근 농지(46㎡)와 임야(2585㎡)를 추가로 구매했다.
개발부담금 17억서 ‘0원’…이유 언급 없어 양평군청 김씨 로비 가능성 수사 초부터 배제
당시 최씨 등은 양평군에 제출한 농업경영계획서에 “영농 경험이 없지만 농사를 지으려고 한다”고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는 당시까지 부동산과 요양병원 동업 등 여러 사업을 벌여왔을 뿐, 농업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798억원 규모의 분양 실적을 올렸지만, 개발부담금을 내지 않은 것도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양평군은 2016년 7월 준공 이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개발부담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사업자 측이 이의신청을 냈고, 양평군은 이를 받아들여 매입가 기준으로 부담금을 다시 산정하면서 환수할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양평군은 최초 부과한 개발부담금 액수도, 이의신청 뒤 재산정 근거도 공개하지 않았지만 최초 부과액이 6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한 시민단체가 제기된 의혹을 종합해 2021년 최씨와 김 전 의원 등을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경기 양평경찰서는 양평군청으로부터 공흥지구 개발사업 관련 자료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하면서 입건 전 조사(내사)했다가 상급기관인 경기남부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직접 1년6개월가량 수사했다.
사건을 송치받은 수원지검 여주지청 형사부(부장검사 이정화)는 사문서 위조 및 행사 등의 혐의로 김씨 등 ESI&D 관계자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수사 결과 양평군이 ESI&D가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2016년 11월 17억4800여만원의 개발부담금을 부과했다가 두 차례의 이의신청을 받은 뒤, 2017년 6월 개발부담금을 부과하지 않았다고 봤다.
이후 제20대 대선을 앞둔 2021년 의혹이 불거지자 같은 해 11월 뒤늦게 개발부담금 1억8700여만원을 정정 부과했다.
이해 힘든 행정 조처
검찰은 이들이 위조된 문서를 행사해 공무원의 직무 집행을 방해한 것으로 보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도 추가로 적용했다.
다만 시민단체가 고발했던 김 전 의원과 최씨, 김 여사 등은 경찰 수사 단계서 무혐의 처분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와 김 전 의원이 송치된 바 없다.
특히 경찰 수사 단계서 최씨가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의 무혐의가 경찰의 판단 오류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씨가 성남시를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행정소송과 비교해보면 재판부의 판단과 대조적이다.
수원지법은 최씨가 공흥지구 사업 초기부터 2014년 11월 회사 대표 자리를 김씨에게 넘긴 뒤에도 ESI&D를 실질적으로 지배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경찰이 판단한 최씨의 무혐의 근거는 혐의 기간 ESI&D 대표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개발부담금 문제는 2016년과 2017년에 발생했고, 최씨는 그전에 김씨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물려줘 직접적으로 관여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최씨가 성남시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 판결문에는 최씨가 2014년 11월 대표직을 물러난 이후에도 ESI&D를 ‘지배’해 회사자금을 실질적으로 운용했다고 나와 있다.
이는 성남시가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에 과징금 27억3000여만원을 부과하자 최씨가 취소해달라며 낸 행정소송이었다.
원고 최씨의 청구는 기각됐다.
수사기관 판단 법원과 평행선
해당 소송서 법원은 최씨가 대표직을 아들에게 물려준 후에도 지속적으로 ESI&D를 지배해왔고, 2015년경부터 성남 도촌동서 진행된 부동산 투자에 회사자금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경찰 단계서 무혐의 처분됐기에 차후 공수처의 수사를 지켜봐야겠지만 재판 상황이었다면 영향이 없다고 볼 수 없다”며 “최씨가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다면 판단이 뒤집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요시사>가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김씨의 공소장을 보면 검찰 수사도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의문의 꼬리표가 떼지지 않는다.
검찰이 양평 사건을 수사한 건 2년 가까이 된다.
검찰은 사건 담당 공무원의 비상식적 행정조치로 김씨 측이 특혜를 입었음에도 ‘로비 의혹’과 이어진 연결고리를 들여다보지 않았다.
개발부담금 17억원이 ‘0원’이 된 이유도 공소장에 언급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양평군 공무원 3명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났다.
이들이 저지른 범행은 정해진 준공기한까지 공사를 완료하지 못해 시행사로부터 사업권을 회수하지 않고 준공기한을 이례적으로 연장해 공사를 진행하게 해준 특혜를 일컫는다.
김씨와의 연결고리는 수사 자체를 시작하지도 않은 셈이다.
검찰 공소장에는 “정상적으로 절차를 거치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입주 예정자들의 민원이 예상되고, 기간이 만료됐음에도 사업이 진행된 위법 상황을 감추려고 서류를 조작했다”고 적시돼있다.
양평군 공무원 3명은 2021년 말 경찰이 양평군에 수사 개시를 통보하고 검찰이 기소까지 했다.
그러나 현재 전원이 승진했다.
석연치 않은 공무원 ‘단독 범행’ 결론 시작부터 ‘기일 변경’ 이례적 시간 끌기
김씨가 위조한 문서는 ‘토사 운반 거리 확인서’와 ‘토사 반출입 확인서’ 2건이다.
김씨는 이 문서를 위조하는 데 윈도우 기본 프로그램인 ‘그림판’을 사용했다.
‘잘라내기’와 ‘붙이기’ 기능을 이용해 관련 업체의 도장 이미지를 다른 서류서 붙여넣은 것이다.
이 같은 방법으로 김씨는 운반 거리가 멀고, 토사량이 많을수록 비용이 늘어난다는 점을 노려 사업지서 18.5㎞ 떨어진 경기도 광주의 사토장까지 15만㎥의 흙과 암석을 운반한 것으로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김씨 등이 위조 서류를 이용해 비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양평군의 개발비용 산정 업무를 방해했다며, 김씨 등에게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적용했다.
하지만 검찰은 실제 토사 운반에 들어간 비용과 부풀린 비용 규모를 구체적으로 검증하지 않았다.
검찰 수사도 오래 걸렸지만 재판도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2단독(부장판사 김수정)은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평군청 공무원 3명에 대한 공판기일을 이달 20일서 다음 달 30일로 변경했다.
당초 이들의 첫 공판은 지난달 7일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무원 측의 기일변경 신청에 따라 지난 11일로 연기됐었다.
이들은 측은 또다시 기일변경 신청서를 제출했고, 공판기일은 9월20일로 미뤄졌다.
양평군청 공무원 측은 이번에도 기일변경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주지원 관계자는 “변호인단서 어떤 사유로 기일변경을 신청했는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재판부는 신청서를 검토해 타당하다고 판단하면 기일을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공무원 측의 기일변경 요청이 시간 끌기라고 비판한다.
보나마나 대충 마무리?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형사 사건서 기일변경은 전형적인 시간 끌기”라며 “방어권 행사와 검찰 측의 증거 채택 반대 등 여러 예가 있지만 공판 초반부터 기일변경을 하는 건 판사 입장서 성실하게 재판에 임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시간 끌기에 나선 이유에도 다양한 견해가 나온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윤석열 일가와 연관된 인물의 재판이기에 법원이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
지방서 벌어진 일에 여러 언론사가 달라붙으니 부담은 더욱 커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hounder@ilyosisa.co.kr>
윤 부부, '추석맞이 팔도장터' 깜짝 방문…"넉넉한 명절되길"
어린이와 떡메치기·투호 등 전통놀이
충주 복숭아·상주 곶감…성수품 구입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추석을 앞둔 24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운영 중인 팔도장터를 방문해 추석 성수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09.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인 김건희 여사는 24일 오전 반려견과 '용산어린이정원 팔도장터' 행사장을 방문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추석 성수품을 골고루 구입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추석은 국민 모두에게 따뜻하고 넉넉한 명절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 부부는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추석을 맞아 운영 중인 팔도장터를 깜짝 방문했다"며 "대통령 부부는
부모와 함께 장터를 방문한 아이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으며 방문객들에게 '즐거운 명절되세요'라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먼저 떡메치기, 투호 등 전통놀이 체험부스를 찾아 아이들과 함께 전통놀이를 즐겼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어린이들과 보호자에 "어린이정원에는 자주 오나요" "이번 명절은 어떻게 보내나요" 등을 물으며 대화를 나눴다.
대기업과 소상공인이 협업해 창업 성공사례를 이어나가는 상생부스도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여주 출신 청년
창업가가 개발한 '여주 쌀 마카롱'의 제조 방법을 경청했다.
스타벅스가 소상공인과 협업해 개발한 옥천 단호박라떼, 공주 밤 라떼 등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단호박라떼를 직접 시음하기도 했다.
이후 대통령 부부는 지역우수 농특산물을 판매하는 장터로 이동해, 강원 황태포, 충주 복숭아, 상주 곶감, 완도 전복, 제주 은갈치 등 전국의 추석 성수품을 구입했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추석을 앞둔 24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운영 중인 팔도장터를 방문해 대통령실 집무실 모형의 포토존에서 어린이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09.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통령은 전남수협부스에서 "완도가 김과 전복을 본격적으로 생산하면서 부자가 많이 나왔다"고 현장 상인들을 격려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 회장은 "대통령이 노량진 수신시장을 방문해 주신 이후 판매가 많이 증가했다"며 감사 인사를 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먹거리 장터로 이동해 초등학생 쌍둥이와 아이들의 어머니 등 세 사람과 광장시장 빈대떡, 송편, 식혜 등 간단한 명절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
식사 중인
윤 대통령 부부에게 어린이들이 다가와 인사하며 윤 대통령의 반려견인 새롬이와 써니를 만져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장터를 떠나며 "이번 추석은 국민 모두에게 따뜻하고 넉넉한 명절이 되기를 바란다"고 명절 인사를 했다.
한편 용산어린이정원 추석맞이 팔도장터는 국민들이 용산어린이정원을 마음껏 즐기고 명절 성수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지난주 금요일부터 이날까지 3일간 진행됐다.
이 동안 행사장에는 8500여 명이 방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포토홈
시민들과 인사하는 김건희 여사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추석을 앞두고 열린 '추석맞이 팔도장터'를 찾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3.9.24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ane@yna.co.kr
포토홈
어린이와 기념사진 찍는 김건희 여사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추석을 앞두고 열린 '추석맞이 팔도장터'를 찾아 어린이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3.9.24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ane@yna.co.kr
尹대통령-김건희 여사, 새롬이·써니와 팔도장터 깜짝 방문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24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진행 중인 '팔도장터' 행사에 나타났다.
반려견 새롬이·써니와 함께였다.
윤 대통령 부부는 성수품을 판매하는 장터에서 강원 황태포, 충주 복숭아, 상주 곶감, 완도 전복 등을 구입하며 현장 상인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추석은 국민 모두에게 따뜻하고 넉넉한 명절이 되기를 바란다"며 팔도장터 방문객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방문객들이 반려견에 관심을 보이자 만져보게 하고 광장시장 빈대떡, 송편, 식혜 등 명절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전날에도 충남 공주시 금강신관공원에서 열린 '2023 대백제전' 개막식에 참석했다.
4박 6일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전용 헬리콥터를 타고 공주로 향했다.
윤 대통령은 개막식 연설에서 "조금 전 뉴욕 유엔총회 순방 일정을 마치고 막 도착해서 헬기를 타고 이리로 왔다"며 "4박 5일 동안 49개의 외교 행사를 마치고 고단한 몸으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만 고향에 오니까 힘이 난다"고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어릴 적에 아버지를 따라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조치원역에 내려서, 또 시외버스를 타고 공주 터미널에 내려서 금강을 건너 봉황동 큰집에 간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1년 6개월 전 작년 3월 3일 대선 직전에 공산성 광장에서 보여주신 공주, 부여, 청양, 충남도민 여러분의 뜨거운 함성이 지금도 제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8~2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4명에게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를 물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2.3%포인트 오른 37.8%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2.8%포인트 내린 59.0%로 나타났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추석 연휴 ‘김건희법’ 가족 토론
정영오 기자
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지난 2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예정됐던 ‘개 식용 종식 촉구 결의안’ 통과가 불발했다.
지난달 김건희 여사가 “개 식용 금지법이 통과될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자, 여당은 ‘김건희법’을
당론으로 정했다.
야당도 “문재인 정부 때부터 추진했다”며 동의할 때는 순조롭게 통과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반대 여론이 우세하고, 추석 민심을 의식해 연휴 이후로 늦춘 것이다.
그렇다면 추석에 함께 모인 가족들과 ‘개 식용 금지’를 놓고 찬반 토론을 해보면 어떨까. 피곤하기만 한 정치 논쟁보다는 훨씬 유익할 듯하다.
□ ‘왜 개고기를 금지하는가’부터 시작하자. 개고기 대체육으로 떠오르는 흑염소는 먹어도 되나? 혹시 “개는 인간과 친숙하고 영리하고 교감하는 반려동물”이라고 주장한다면, 그 사람은 흑염소 새끼가
얼마나 인간을 잘 따르고 영리한지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 확장해 왜 무슬림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고, 힌두교도는 소고기를 금지할지 역시 생각해볼 문제다.
식용 금지 근거가 종교나 관습 또는 취향이라면, 개인이 결정할 문제이지 법으로 금지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 동물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도덕적 지위를 갖는 생명체라고 생각한다면 토론은 심각해진다.
곡식 등 생존을 위한 다른 식량이 있는데도 동물을 도축하는 것은 종 차별적 행위로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처럼 비도덕적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논리는 ‘식물은 왜 도덕적 지위를 갖지 못하나’라는 반문에 흔들리게 될 것이다.
게다가 생물학의 발달로 식물과 동물의 경계도 점점 흐릿해지고 있다.
□ 이러다 차례음식을 눈앞에 두고 모두 굶을 수도 있다.
이쯤에서 “한 동물의 죽음은 다른 동물의 태어남으로 대체되며, 그렇게 삶이 이어진다”고 생각하기로 하고, 필요 이상의 도축과 육식을 삼가는
선에서 합의하는 게 좋을 듯하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가축을 보다 자연 상태에 가깝게 키우고, 본성을 존중하는 사육 환경을 만드는 데 동참하기로 한다면 썩 괜찮은 명절 가족 모임이 될 것이다.
정영오 논설위원 young5@hankookilbo.com
추석 성수품 둘러보는 김건희 여사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09.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김건희 여사, 뉴욕서 ‘훈민정음’ 공연 관람…부산 엑스포 성원도 당부
김건희 여사는 20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국립합창단의 ‘훈민정음’
우리말 공연을 관람하고 격려했다.
또 현지 문화 예술인들에 부산 엑스포(세계박람회)에 대한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에 따르면, 우리말 공연 ‘훈민정음’은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배경과 과정, 반포 과정을 담은 창작 합창 서사시다.
2021년 국내 초연 이후 이번이 해외에서의 첫 공연이다.
김 여사는 공연 전 리셉션에서 인도네시아, 필리핀, 코트디부아르, 싱가포르,
조지아 등 외교인사, 정영양 스미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이사 등 현지 문화예술인, 뉴욕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 대학생 등과 만났다.
김 여사는 “전세계 어디에서나 한국과 한국어에 대한 인기가 높다.
특히 오늘 그 공연으로 이를 실감한다”며 세계 문화 중심지인 뉴욕에서 개최되는 우리말 공연을 축하했다.
김 여사는 또 이들에게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한국의 노력을 소개하며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리셉션장에는 ‘부산 이즈 레디(BUSAN IS READY)’ 등의 배너가 설치됐고,
참석자들에게 기념품으로 키링(열쇠고리)이 전달됐다.
김 여사는 이어 70여분간 훈민정음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 후 출연진을
만나 감동적인 무대를 선보인 데 대해 격려했다.
김 여사는 “외국 관객들이 즐겁게 관람하는 모습을 보니 더욱 자랑스럽다”고
감사를 전했다.
한글 창제 반포 과정 담은 창작 음악 ‘훈민정음’ 첫 해외 공연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국립합창단 9월 20일, 22일 미국순회연주회
사진 국립합창단
국립합창단(단장 겸 예술감독 윤의중)이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하여 뉴욕과 시카고에서 〈국립합창단 미국순회연주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9월 20일 오후 8시(현지 시각) 뉴욕 링컨센터(Lincoln Center)의 데이비드 게펜홀(David Geffen Hall)에서 열린 <훈민정음>은
대한민국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 국악과 서양의 융합을 통해 한국 합창 창작 음악을 세계 무대에 알린 공연이었다.
국립합창단과 제이에이치 아츠 코퍼레이션(JH Arts Corporation)이 공동 주최한 이날 뉴욕 공연에서 바리톤 김진추, 소리꾼 이봉근,
뉴저지 심포니 오케스트라(Symphony Orchestra of New Jersey)와 함께 감동의 무대를 선보였다.
사진 국립합창단
‘백성을 가르치는 올바른 소리’를 뜻하는 훈민정음(訓民正音)은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배경에서부터 창제 과정 · 반포
등을 중심으로 ‘뿌리 깊은 나무’, ‘해와 달’, ‘위대한 유산’ 3부작, 총 14곡의 레퍼토리를 열창하며 링컨센터 데이비드 게펜홀을 가득 메운 현지 관객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 뉴욕 공연은 김건희 여사와 각국 외교 인사들의 방문으로 공연장을 찾은 관중의 큰 관심과 호응을 얻었다.
안지선 연출의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무대 구성력 또한 많은 공감을 이끌어 내며, 관중의 감동을 자아냈다.
사진 국립합창단
이어서 22일 오후 7시 30분에는 시카고 일리노이 주에 있는 휘튼 칼리지(Wheaton College)의 초청으로 에드만 채플홀(Edman Chapel
Hall)에서 <흥겨운 합창여행>을 개최했다.
조혜영의 <못잊어>를 시작으로 우효원의 <어기영차>, 오병희의 <쾌지나칭칭> 등 아름다운 전통 선율, 한국적 색채가 물씬 나는 한국 가곡과 합창음악, 클래식 모음곡, 오페라 아리아, 팝송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선사하며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 속 시카고 공연 역시 성황리에 마쳤다.
사진 국립합창단
국립합창단은 2020년 백범(白凡) 김구 선생과 3.1 운동 역사 이야기를 그린 <나의 나라>, 8월 한반도 반만년의 역사와 일제
강점기 시대 독립을 향한 투쟁, 미래를 담은 <코리아판타지>에 이어 이번 <훈민정음> 까지, ‘K-합창 클래식 시리즈’를 통해 한국형 합창곡의 발전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국립합창단 윤의중 단장 겸 예술감독은 “이번 미국 순회연주는 대한민국 합창음악의 예술성을 세계에 알리고, 케이 클래식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통해 합창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연 또 하나의 역사”라면서 “앞으로도 국립합창단과 함께 한국 합창음악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유철 기자 npns@naver.com